대법원 92도3170 판결 -고속버스 승객이 차내에 있는 유실물을 가져 간 경우의 죄책
<法19>
(2) 한편, 甲은 그 무렵 A를 비롯한 채권자들의 변제 독촉에 집을 나와 생활하게 되었는데, 2013. 9. 10.경 몰래 乙을 불러내 함께 술을 마시다가 곧 추석 명절인데도 채권자들에 쫓겨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다. 甲은 밤늦게까지 乙과 술을 마신 다음 헤어져 버스를 타고 임시로 기거하는 여관으로 돌아가던 중 D가 의자 밑에 떨어뜨리고 간 지갑을 발견하였다. 甲은 주변을 살핀 후 그 지갑을 얼른 주워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위 여관 302호실로 돌아왔다. 그 지갑 안에는 현금 30만 원과 신용카드 1장, 주민등록증 1장이 들어 있었다. 甲은 지갑에서 현금 30만 원을 꺼낸 다음 이를 여관방 구석에 던져두었다.
대법원 1993.3.16. 선고 92도3170 판결
[절도][공1993.5.15.(944),1328]
【판시사항】
고속버스 승객이 차내에 있는 유실물을 가져 간 경우의 죄책(=점유이탈물횡령죄)
【판결요지】
고속버스 운전사는 고속버스의 관수자로서 차내에 있는 승객의 물건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고 승객이 잊고 내린 유실물을 교부받을 권능을 가질 뿐이므로 유실물을 현실적으로 발견하지 않는 한 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하였다고 할 수 없고, 그 사이에 다른 승객이 유실물을 발견하고 이를 가져 갔다면 절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점유이탈물횡령에 해당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329조, 제360조
【참조판례】
대법원 1988.4.25. 선고 88도409 판결(공1988,930)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에 의하면, 고속버스의 운전사는 고속버스의 관수자(관수자)로서 차내에 있는 승객의 물건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고, 승객이 잊고 내린 유실물은 이를 교부받을 권능을 가질 뿐이므로( 유실물법 제10조 참조), 그 유실물을 현실적으로 발견하지 아니하는 한 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하였다고 할 수 없고, 그 사이에 다른 승객이 유실물을 발견하고 이를 가져갔다면 이는 절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점유이탈물을 횡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절도의 점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점유이탈물 횡령사실을 인정한 조처는 옳고, 거기에 절도죄에 있어서의 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