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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헌가9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등 위헌제청[정신질환자 보호입원 사건]

산물소리 2016. 9. 30. 09:28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등 위헌제청

사건번호  2014헌가9  
상태  2016.09.29 종국

별칭  정신질환자 보호입원 사건

사건관련문서
사건정보 심리진행상황(송달정보) 결정요지 

 

결정요지
선고일자  2016.09.29 
종국결과  헌법불합치

 


헌법재판소는 2016년 9월 29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인의 진단이 있으면 보호입원이 가능하도록 한 정신보건법(2011. 8. 4. 법률 제11005호로 개정된 것) 제24조 제1항, 제2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고, 위 조항들은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계속적용 헌법불합치)


□ 사건개요
○ 제청신청인은 2013년 11월경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따라 자녀 2인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하
‘정신과전문의’라 한다)의 입원 진단에 의하여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되었다. 제청신청인은 정신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을 만한 정도의 정신질환에 걸려 있지 않았음에도 보호의무자의 동의로 강제입원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인신보호법 제3조에 따른 구제청구를 하였다.
○ 제청신청인은 인신보호사건의 심리 계속 중, 정신질환자등의 강제입원 여부를 오로지 보호의무자의 동의와 정신과전문의 1인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정신보건법 제24조가 신체의 자유,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정신보건법(2011. 8. 4. 법률 제11005호로 개정된 것) 제24조 제1항 및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정신보건법(2011. 8. 4. 법률 제11005호로 개정된 것)
제24조(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① 정신의료기관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보호의무자가 1인인 경우에는 1인의 동의로 한다)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가 입원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하여 당해 정신질환자를 입원등을 시킬 수 있으며, 입원등을 할 때 당해 보호의무자로부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입원등의 동의서 및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
②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는 정신질환자가 입원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때에는 제1항에 따른 입원등의 동의서에 당해 정신질환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정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는 의견을 기재한 입원등의 권고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1. 환자가 정신의료기관등에서 입원등 치료 또는 요양을 받을 만한 정도 또는 성질의 정신질환에 걸려 있는 경우
2. 환자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하여 입원등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 결정주문
1. 정신보건법(2011. 8. 4. 법률 제11005호로 개정된 것) 제24조 제1항, 제2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2. 위 법률조항들은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 이유의 요지
[신체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 심판대상조항은 정신질환자를 신속·적정하게 치료하고, 정신질환자 본인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다.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 및 정신과전문의 1인의 진단을 요건으로 정신질환자를 정신의료기관에 보호입원시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
2. 침해의 최소성
○ 침해의 최소성 원칙 위반
- 보호입원은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를 인신구속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제한하므로, 정신질환자 본인에 대한 치료와 사회의 안전 도모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긍정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고 악용·남용가능성을 방지하며, 정신질환자를 사회로부터 일방적으로 격리하거나 배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이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 보호입원의 대상과 진단의 문제
- 정신과전문의는 정신질환자가 ① 입원치료·요양을 받을 만한 정도의 정신질환에 걸려 있거나, ②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해 입원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입원의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정신질환자는 입원치료·요양을 받을 만한 정도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보호입원될 수 있고, 치료·요양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보호입원될 수 있다.
- 그런데 정신보건법은 입원치료·요양을 받을 정도의 정신질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정신과전문의의 정신질환 소견만 있으면 누구나 보호입원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이라는 요건 또한 매우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실제 통계를 보면 보호입원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전문의 1인의 진단 요건의 문제
-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보호입원의 요건은 보호입원의 적정성을 담보하기에 부족하다.
- 심판대상조항이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를 요건으로 설정한 것은 보호의무자가 정신질환자의 입원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정신질환자 본인을 위하여 최대한 이익이 되는 쪽으로 판단하리라는 선의에 기초하고 있으나, 보호의무자 중에는 부양의무의 면탈이나 정신질환자의 재산탈취와 같은 목적으로 보호입원을 악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그 보호의무자의 동의권은 제한되거나 부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정신보건법은 정신질환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보호입원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충분히 마련하고 있지 않다. 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해충돌이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해충돌이나 갈등이 모두 소송으로 발전하는 것도 아니므로, 정신보건법 제21조 제1항 제3호와 같은 결격사유를 둔 것만으로는 보호의무자와 정신질환자 사이의 이해충돌을 적절히 예방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 정신장애나 질환의 특성상 보호입원의 필요 여부에 관하여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러한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진단의 남용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입원치료·요양을 받을 만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지 또는 환자 자신의 건강·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하여 입원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권한을 정신과전문의 1인에게 전적으로 부여함으로써, 그의 자의적 판단 또는 권한의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정신과전문의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진단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 현행 정신보건법상 이를 막을 방법이 없고, 정신과전문의와 보호입원된 정신질환자(이하 ‘피보호입원자’라고만 한다)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 보호의무자 동의 요건의 문제점과 정신과전문의 진단 요건에 관한 문제점들이 서로 결합하는 경우 보호입원 제도가 남용될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보호의무자 2인이 정신과전문의와 공모하거나, 또는 그로부터 방조·용인을 받아 정신질환자를 보호입원시킬 수 있고, 이는 실제로도 종종 발생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 또한, 사설 응급이송단에 의한 정신질환자의 불법적 이송, 감금 또는 폭행과 같은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입원기간과 계속입원의 문제
- 보호입원은 입원기간도 최초부터 6개월이라는 장기로 정해져 있어, 보호입원이 치료의 목적보다는 격리의 목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 피보호입원자와 보호의무자는 언제든지 정신의료기관장에게 퇴원을 신청할 수 있으나, 정신의료기관장은 정신과전문의로부터 정신질환자의 위험성을 고지받았음을 이유로 이를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정신의료기관장은 6개월이 지난 후에도 피보호입원자에 대하여 계속하여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정신과전문의의 진단 및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가 있는 때에는 6개월마다 시장·군수·구청장 소속 기초정신보건심의위원회의 계속입원 심사를 통해 얼마든지 피보호입원자의 입원을 연장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보호의무자와 의료기관 사이의 이해만 맞으면 얼마든지 정신질환자의 의사나 이익에 반하는 장기입원이 가능하다. 실제로 2013년 통계에 의하면 평균입원기간은 정신의료기관의 경우 176일, 정신요양시설의 경우 3,655일에 이른다.
○ 보호입원 대상자의 의사 확인이나 절차 보조인의 관여 배제
- 강제입원은 기본적으로 인신구속의 성질을 가지므로 부당한 강제입원으로부터 환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절차의 마련이 필요하다. 예컨대 당사자에 대한 사전고지, 청문 및 진술의 기회, 강제입원에 대한 불복, 부당한 강제입원에 대한 사법심사, 국가 또는 공적 기관에서 제공하는 절차보조인의 조력과 같은 절차가 보장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신보건법은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보호입원제도를 두면서 이러한 절차들을 전혀 마련하고 있지 아니하다.
- 심판대상조항은 입원을 결정함에 있어 정신질환자 모두에 대해 판단능력 내지 입원에 대한 동의능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이들의 의사를 고려하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입원 전이나 입원 당시에 당사자에게 고지하는 제도가 없고, 입원 후에야 이를 통지하는 사후통지제도만을 두고 있다. 공적기관에서 제공하는 절차보조인과 같이 보호입원 전반에 걸쳐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자의 관여도 허용하고 있지 아니하다.
- 기초정신보건심의위원회는 피보호입원자의 정신의료기관장의 퇴원거부에 대한 이의신청, 정신의료기관장의 피보호입원자에 대한 입원기간 연장에 대하여 심사한다. 그러나 위 위원회에서는 피보호입원자를 직접 대면하여 그의 진술을 충분히 청취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대부분 서류를 위주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 피보호입원자가 이미 보호입원된 상태에서 사후적으로 입원의 필요성 등을 심사하게 되어 결국은 처음 입원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한 정신과전문의 1인의 진단에 상당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위원회가 보호입원 당시의 위법·부당성을 충분히 심사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고, 이는 통계로도 알 수 있다.
- 더구나 피보호입원자는 정신의료기관으로부터 치료의 필요성이라는 이유로 통신·면회의 제유를 제한받을 수 있고, 또 정신의료기관 내에서 격리되거나 결박당할 수도 있다. 보호의무자나 정신의료기관장이 외부와의 접촉이나 퇴원을 원하는 피보호입원자의 입원을 장기화할 목적으로 이를 악용할 경우, 피보호입원자는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침해당할 수 있다.
- 법원에 인신보호법 제3조에 따라 구제를 청구하는 것도 피보호입원자를 위법·부당한 보호입원으로부터 충분히 보호방법이 되기 어렵다. 인신보호법상 구제청구는 보호입원의 위법성을 심사함에 있어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보호입원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여부만을 심사함에 그칠 수 있고, 피보호입원자가 보호입원된 때와 인신보호법상 구제청구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으며, 피보호입원자로서는 정신의료기관에 격리수용되어 있어 구제청구 자체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나아가 피보호입원자에 대한 구제청구 절차가 진행되면 정신의료기관이 정신질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다른 정신의료기관으로 전원시키는 방법으로 그 절차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 소결
- 이상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입원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만한 장치를 두고 있지 않고, 보호입원 대상자의 의사 확인이나 부당한 강제입원에 대한 불복제도도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아니하여, 보호입원 대상자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3. 법익의 균형성
○ 심판대상조항이 정신질환자를 신속·적정하게 치료하고, 정신질환자 본인과 사회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공익을 위한 것임은 인정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단지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전문의 1인의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입원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지 아니함으로써 지나치게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
4. 소결론
○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헌법불합치 결정]
○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보호입원을 통한 치료의 필요성 등에 관하여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에게 판단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두지 아니한 채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전문의 1인의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보호입원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제도의 악용이나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킨다면 보호입원의 법률적 근거가 사라져 보호입원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보호입원이 불가능한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입법자가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하여 합헌적인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심판대상조항이 계속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 국회는 2016. 5. 29. 법률 제14224호로 정신보건법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부개정하였고, 위 개정법률은 2017. 5. 30.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개정법률의 내용이나 개정법률에서 심판대상조항의 문제점을 해소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 결정의 의의
○ 헌법재판소는 2016. 4. 14. 이 사건 위헌제청 사건에 대하여 공개변론을 실시하여 당해사건 대리인, 이해관계기관 및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바 있음.
○ 이 사건 결정은 보호입원 제도 그 자체가 위헌이라고 본 것이 아니라, 심판대상조항이 보호입원을 통한 치료의 필요성 등에 관하여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에게 판단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두지 아니한 채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전문의 1인의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보호입원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결국 제도의 악용이나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위헌성이 있다고 본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