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2. 10. 26. 선고 82다카508 판결
[제3자이의][공1983.1.1.(695),61]
【판시사항】
가. 계약상 지위의 양도, 양수의 태양과 그 요건 및 효과
나. 계약상의 지위양도를 위한 매매갱신계약이 해제되었는데 원래의 계약관계가 존속한다고 한 사례
다. 압류 또는 가압류의 대상인 장래채권 또는 조건부 채권의 특정
라. 채권가압류의 채무자에 대한 지급금지의 효력과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행위
마. 매매계약 해제로 장래 발생할 원상회복청구채권은 채권가압류 당시 그 권리의 특정 또는 장래의 발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이른바 계약상의 지위의 양도, 양수계약인수 또는 계약가입 등은 민법상 명문의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같은 계약이 인정되어야 할 것임은 계약자유, 사법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당연한 귀결이나 그 태양에 따라서 요건에 있어 삼면계약일 경우와 상대방의 승인에 의하여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경우 등을 예상할 수 있고, 그 효과에 있어서도 혹은 계약상 이미 발생한 채권, 채무뿐만 아니라 장래 발생할 채권, 채무와 계약에 따르는 취소권이나 해제권도 이전하는 경우와 단계적으로 그때 그때 발생한 채권, 채무를 이전함에 그치는 경우 혹은 양도인의 채무가 면책적으로 이전하는 경우(면책적 인수)와 병존적으로 이전하는 경우 (병존적 계약인수) 등이 있어 이는 구체적 약관의 내용에 따라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나.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간의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의 지위를 양수한 사유재산매매갱신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계약당사자는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의 3자계약으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소외 회사와 서울특별시간의 이 사건 매매계약은 이 갱신계약에 불구하고 소멸되지 아니하고 존속하도록 되어 있으며 또 서울특별시가 원고의 계약위반을 들어 원고에게 계약해제를 통고한 갑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그 제목이 시유재산 갱신매매계약해약(명의 변경)으로 되어 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이 사건 갱신계약을 해약한다고 되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소외 회사와 서울특별시간의 이 사건 매매계약이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간의 위 갱신계약에 불구하고 이와 함께 병존하고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면 이 사건 가압류의 대상이 되는 중도금반환채권은 현실적으로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다. 장래 발생한 채권이나 조건부 채권을 압류 또는 가압류할 수 있음은 채권과 압류 또는 가압류의 성질상 이론이 있을 수 없으나 다만 현재 그 권리의 특정이 가능하고 그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임이 상당정도 기대되어야 한다.
라. 채권의 가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금지를 명하는 것이므로 임의변제, 강제집행에 의한 변제의 수령, 채권의 이전행위, 면제, 상계등 채권을 소멸시키는 행위나 채권의 가치를 감소시키고 또는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고 이와 같은 사실을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는 없다 하더라도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 구속할 효력은 없다고 해석할 것이다.
마. 일반적으로 당사자간에 원상회복의무를 발생케하는 계약해제는 특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것이라 할 것이며 이 사건 매매계약에 있어서와 같이 중도금 및 잔대금의 지급이 여러 단계로 나누어져 있고 연체료 지체상금의 지급 등의 지급약정이 당사자간에 원만히 이행되지 않았던 사정이 인정되는 상황하에서는 장래 발생할 원상회복청구채권이 가압류당시 그 권리를 특정할 수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발생이 상당정도 기대된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조조문】
가.나. 민법 제449조, 제453조 다. 민사소송법 제557조라.마. 제696조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1982.2.19. 선고 81나263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 및 제3점을 함께 모아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기재에 의하면 원심판결은 소외 석락산업주식회사가 1978.12.1 서울특별시로부터 전농천 개발계획에 의거, 자동차부품상, 기계공구상, 철제공구상 등의 수용을 위한 상가건립용지로 시유지인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530의 5의 17필의 토지 18,612.1평방미터와 같은 동 530의 8의 3필의 토지 3,615.7평방미터중 2,934.6평방미터 합계 21,546.7평방미터를 금 4,106,340,000원에 매수함에 있어 계약당일 계약금으로 금 420,000,000원을, 같은해 12.30 제1차 중도금으로 금 420,000,000원을, 1979.2.28 제2차 중도금으로 금 1,260,000,000원을, 같은해 3.31 잔대금으로 금 2,006,340,000원을 분할지급하기로 하고 위 약정기한 내에 위 약정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연 2할의 연체료를 추가 부담하되 계약일로부터 1년을 초과할 수 없으며 매수인의 책임있는 사유로 계약이 해제될 때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고, 피고는 1979.9.19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79카3404로 채무자를 위 소외 회사 제3채무자를 서울특별시로 하여 이 사건 매매가 해제될 때의 중도금 금 1,680,000,000원의 반환청구채권을 압류하는 채권가압류결정을 얻고 그 결정정본이 같은해 9.20 서울특별시에 송달되었으며 한편 위 소외 회사는 서울특별시에 이 사건 매매에 따른 계약금 금 420,00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자금사정의 악화로 약정에 따르는 제 1,2차 중도금을 위 약정기한까지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원고에게 이의 지급을 의뢰하고 원고가 소외 회사의 명의로 1979.4.2부터 같은해 6.12까지 4차에 걸쳐 합계금 1,449,208,862원을 서울특별시에 지급하고 같은달 30일 소외 회사와 원고 사이에 이 사건 매매의 매수인의 지위를 양도, 양수하는 합의가 이루어져 같은해 7.2 문서로 원고와 소외 회사간에 소외 회사가 1978.12.1 서울특별시와 매매계약한 이 사건 토지를 상가 건립 용지로 양도함에 있어 원고는 소외 회사 명의로 서울특별시에 지급한 계약금과 중도금 및 연체료 합계금 1,819,208,865원을 소외 회사에 지급하고 이 사건 매매대금중 제2차 중도금의 잔액 및 잔대금의 지급채무를 인수하며 소외 회사의 명의로 이미 분양된 점포의 현황대로 원고가 책임지고 분양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수인 지위의 양도 양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재산양도승인신청서를 같은해 7.3 서울특별시 재무국 관재과 제4892호로 접수시킴과 동시에 원고가 소외 회사 명의로 위 계약의 제2차 중도금의 일부로 금 227,597,325원을 납입하였으며 그후 같은해 11.14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의 3자 사이에 원고가 소외 석락산업과 서울특별시간의 이 사건 매매계약 내용에 따른 매수자의 지위를 승계하는 동시에 소외 회사의 제2차 중도금 중 미납금 금 353,572,384원을 같은해 11.18까지 납부하고 연체료 지체보상금등을 포함한 잔금 중 금 1,006,596,186원을 같은해 11.20까지 금 420,000,000원을 같은해 11.25까지 금1,011,584,192원을 같은해 11.30까지 분할 납부하기로 하는 내용의 시유재산매매 갱신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원고가 위 갱신계약에 따른 대금지급의무를 지체하자 서울특별시는 같은해 12.4 위 계약을 해제한 사실등을 확정하고 나아가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의 제3자간의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자의 지위양도 양수계약은 피고가 소외 회사의 매매대금 반환청구채권에 대하여 행한 가압류 이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가압류집행은 그 효력에 아무런 소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계약관계에 있어서 그 채권을 양도하고 또는 그 채무를 인수하는 민법상의 전형적 태양, 이외에 쌍무계약상의 일방 당사자의 지위나 그로부터 발생하는 채권, 채무를 포괄적으로 이전케 하는 이른바 계약상의 지위의 양도, 양수 계약인수 또는 계약가입등이 민법상 명문의 규정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계약이 인정되어야 할 것임은 계약자유, 사법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당연한 귀결이나 그 태양에 따라 요건에 있어 삼면계약일 경우와 상대방의 승인에 의하여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경우 등을 예상할 수 있고 그 효과에 있어서도 혹은 계약상 이미 채권 채무 뿐만 아니라 장래 발생할 채권, 채무와 계약에 따르는 취소권이나 해제권도 이전하는 경우와 단계적으로 그때 그때 발생한 채권, 채무를 이전함에 그치는 경우 혹은 양도인의 채무가 면책적으로 이전하는 경우(면책적 인수)와 병존적으로 이전하는 경우(병존적 계약인수)등이 있어 이는 구체적 약관의 내용에 따라 해석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이 이 사건 사실인정의 자료로 한 갑 제12호증 즉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간의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의 지위를 양수한 사유재산 매매갱신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계약당사자는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의 3자계약으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소외 회사와 서울특별시간의 이 사건 매매계약은 이 갱신계약에 불구하고 소멸되지 아니하고 존속하도록 되어 있으며 또 서울특별시가 원고의 계약위반을 들어 원고에게 계약의 해제를 통고한 갑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그 제목이 시유재산 갱신매매계약해약(명의변경)으로 되어 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이 사건 갱신계약을 해약한다고 되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소외 회사와 서울특별시간의 이 사건 매매계약이 원고와 소외 회사 및 서울특별시간의 위 갱신계약에 불구하고 이와 함께 병존하고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면 이 사건 가압류의 대상이 되는 중도금 반환채권은 현실적으로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것일 뿐만 아니라 위 갱신계약의 내용이 단순한 채무의 인수인지 또는 계약인수, 계약가입 등 계약당사자인 지위의 포괄적 양도, 양수인지에 관하여 당사자의 주장이 분명하지 아니한 이 사건에 있어서 이와 같은 계약관계를 가릴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 위 갑 제12호증과 갑 제17호증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하고 그 태양도 명확하게 밝히지 아니한 채 만연히 이 사건 갱신계약을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인의 지위의 양도, 양수이고 이 계약의 해제에 따라 위 매매계약의 원상회복의무로서 중도금 반환청구채권이 확정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한 원심조치에는 계약상의 지위의 양도 양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장래 발생할 채권이나 조건부 채권을 압류 또는 가압류할 수 있음은 채권과 압류 또는 가압류의 성질상 이론이 있을 수 없다고 할 것이나 다만 현재 그 권리의 특정이 가능하고 그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임이 상당 정도 기대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며 또 채권의 가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금지를 명하는 것이므로 임의변제 강제집행에 의한 변제의 수령, 채권의 이전행위, 면제상계등 채권을 소멸시키는 행위나 채권의 가치를 감소시키고 또는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고 이와 같은 사실을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 구속할 효력은 없다고 풀이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은 갑 제5호증과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서울특별시와 소외 석락산업 및 원고와 사이에 이건 매매에 있어 매수인이 서울특별시의 승인없이 계약재산의 전매, 양도 기타 제한물권 등의 설정등 행위를 하거나 계약재산의 원형 또는 사용목적의 변경이 있거나 또는 약정대금의 이행지체가 있는 경우에 서울특별시가 이건 매매를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는 계약해제권을 유보하고 위와 같은 사유로 계약이 해제될 때에는 계약금과 매매계약일로부터 해약일까지의 사용료 상당액을 공제한 잔액을 반환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확정하고 이 사건 가압류결정 당시 매수인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이건 매매의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청구권의 기초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였고 그 채권내용의 확정 또한 가능하였다 할 것이므로 위 가압류결정은 유효하고 한편 채권가압류의 효력은 그 대상채권이 조건부채권이거나 장래의 채권으로서 그 조건의 성취 또는 채권의 현실화 이전이라도 이의처분을 금지시켜 장차 행하여질 강제집행을 보전하려는 점에 있어 일반채권의 가압류와 다를 바가 없다고 판시하였는 바, 우선 채권발생의 원인되는 법률관계와 그 채권을 혼동한 흠이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당사자간에 원상회복의무를 발생케 하는 계약의 해제는 특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것이라 할 것이며 위 전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있어 중도금 및 잔대금의 지급이 여러단계로 나누어져 있고 연체료 지체상금의 지급 등의 지급약정이 당사자간에 이의 수급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정은 원심이 확정한 바이므로 원심의 위 판시 사정만으로는 장래 발생할 원상회복청구채권이 현재 그 권리를 특정할 수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발생이 상당정도 기대된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가압류 당시 그 대상이 되는 채권의 특정이 가능하고 이 사건 계약의 해제가 가까운 장래에 이루어져 가압류의 대상이 되는 채권의 발생이 상당정도 기대된다는 점 등에 관하여 심리판단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의 일반적인 약관만에 의하여 법률관계의 존재와 그 채권내용의 확정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가압류가 유효하다고 판시하였음은 필경 장래에 발생할 채권의 가압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이유를 갖추지 아니하였거나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따라서 원심판결은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의 필요없이 파기를 면치 못하므로 원심으로 하여금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파기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일치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일규(재판장) 이성렬 전상석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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