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다96010(본소), 2010다96027(반소) 채무부존재확인 등 (아) 파기환송(일부)
◇1. 오른쪽 눈에 안내렌즈삽입수술을 시행한 지 1~3일 후 황반원공이 생겨 오른쪽 눈의 시력을 상실하였다면, 진료상 과실이 추정되는지 여부,
2. 안내렌즈삽입수술의 위험성으로 황반원공으로 인한 시력상실을 설명해야 하는지 및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로 인하여 황반원공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대 법 원
제 2 부
판 결
사 건 2010다96010(본소) 채무부존재확인
2010다96027(반소) 손해배상(기)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원고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피고
원 심 판 결 대구고등법원 2010. 10. 20. 선고 2009나9332(본소), 9349(반소)
판결
판 결 선 고 2013. 6. 27.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수술상 과실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의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
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 극히 어려운 특수성이 있으므
로,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
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
능하다고 하겠으나,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
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
용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대법원 2010. 8.
19. 선고 2007다4190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의사인 원고(반
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의 시력교정을 위
한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을 함에 있어서 피고 우안의 수정체와 유리체가 앞으로
이동되면서 유리체 파동이나 유리체 박리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피고로 하여금 황반원공 발생 및 시력상실의 상태에 이르게
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1900년생, 여자)는 2006. 11. 20. 원고에게 우안 시력교정을 위한 수술을 의
뢰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날 피고의 우안에 대하여 시력검사, 안압검사, 안저검사
등을 실시하였다. 원고는 2006. 11. 21. 안내렌즈삽입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안압상승
을 예방하기 위해 레이저 홍채 절제술을 시행한 다음 2007. 1. 2. 안구의 후방(後房,
posterior chamber)에 렌즈(Toric ICL)를 삽입하는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을 시행하
-3-
였다.
(2) 피고는 안내렌즈삽입수술 직후 번쩍임을 호소하였고, 2007. 1. 3. 사물이 왜곡되
고, 찌그러져 보이는 등 불편을 호소하자 원고는 2007. 1. 3. 피고에게 삽입한 렌즈의
축을 돌리는 난시축 교정술을 시행하였다.
(3) 그 후에도 피고가 위와 같은 증세를 호소함에 따라 원고는 2007. 1. 5. 황반부
정밀검사를 하였는데, 그 결과 피고의 우안에 황반원공이 발견되어 삽입된 안내렌즈를
제거하였다.
(4) 피고가 호소한 증상인 번쩍임(광시증), 도형이 찌그러진 모양으로 보임(변형시)등
은 망막 이상 특히 황반부에 발생 가능한 질환들(황반원공, 망막전막 등)이 있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5) 2007. 1. 5. 피고의 우안에서 발견된 황반원공은 그 크기가 상당히 크고, 주변 테
두리가 불규칙한 형태이다.
(6) 황반원공이 외상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 수일 내에 발생할 수 있고, 안내렌즈
삽입수술은 수술과 관련된 물리적 힘에 의해서 황반원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7)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 당시, 근시 환자에서 안내렌즈삽입수술 이후 발생한
황반원공에 관한 보고는 없었으나, 라식수술 이후 발생한 황반원공에 관한 논문(2005
년 발표) 및 일반적인 백내장수술 이후 발생한 황반원공에 관한 논문(2001년 발표)은
있었다. 위 논문을 근거로 할 때 라식수술 후 황반원공의 발생시기는 1개월 이후이고,
백내장수술 이후 황반원공의 발생시기는 2~8일인데, 안내렌즈 삽입수술이 백내장수술
과 수술기법이 유사하다고 본다면 안내렌즈삽입수술 후 2~3일 뒤 황반원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수술상 과실을 추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
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제1심 및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황반원공은 나이가
든 환자에서 특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에게서는 망막
조직이 약화되어 별다른 외상이 없이도 황반원공, 망막박리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 전에 고도근시 및 난시가 있는 상태였던
사실, 외부 충격에 의해 황반원공이 발생한 사례는 대체로 심한 정도의 충격이 있었던
사실, 라식수술 또는 백내장수술 이후 발생한 황반원공에 관한 논문에는, 황반원공이
수술상 과실로 볼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는 언급은 없으며, 오히려 라식수술 후 발생한
황반원공의 경우 황반원공의 발생시기는 평균 12.1개월로써 수술과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사실, 황반원공의 모양으로 황반원공의 발생원인을 구별하기는 어려운 사
실, 제1심법원의 전문심리위원, 원심법원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장, 삼성서울병
원장 등에 대한 사실조회에서는, 난시교정용 안내렌즈삽입수술이나 난시축 교정시술은
수정체 앞쪽의 전안부에 국한된 시술이기 때문에 유리체나 황반부위에 영향을 끼치거
나 일반적으로 황반원공의 발생기전으로 주장되고 있는 유리체망막견인을 일으킬 가능
성은 거의 없다고 회신한 사실,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과정이 녹화된 동영상을 조
사한 제1심법원의 신체감정의는, 안내렌즈삽입수술 시술과정에 있어서 비표준적 의료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회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우선, 피고의 우안에서 발견된 황반원공의 크기가 상당
히 크고 주변 테두리가 불규칙한 형태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황반원공의 크기 및
형태가 수술상 과실과 연관되어 있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위와 같은 황반원공
-5-
의 크기 및 형태에 의하여 의료과실의 존재를 추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은 안구의 앞부분을 절개하여 렌즈를 삽입하는 수
술이므로, 수술과정에서 안구의 뒷부분에 있으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던 망막에 황반원
공을 만들 정도의 심한 충격을 준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뿐더러 매우 미세한 충격이
가해져 수정체와 유리체가 약간 앞으로 이동되면서 유리체 파동이 생겨 황반원공이 발
생하였다면, 황반원공은 의료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기보다 이 사건 안내렌즈삽
입수술상 불가피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나머지 간접사실들은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과 황반원
공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사정은 될지언정 더 나아가 피고의 황반원
공이 원고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을 갖춘 사정들이라
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의 내용, 황반원공의 병태생리, 고도근시 등 피
고의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에서 한 조
치 이외에 황반원공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지 등에 관하여 심리하지도
아니한 채 막연히 원고가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을 하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실을 추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원고의 과실을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의료사고에 있어서 과실의 추
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설명의무 위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
-6-
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
를 하는 경우, 응급환자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
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
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
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
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의사
의 설명의무는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
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고,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
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의사인 원고에게는 안내렌즈삽입수술
의 위험성으로 황반원공이 발생할 가능성을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
니하였고, 피고의 황반원공은 이 사건 안내렌즈삽입수술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원심
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만 이 사건에서 원심은 원고의 수술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의 점을 모두 포괄하
여 단일한 위자료를 산정하였음이 분명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수술상 과실에
관한 원심판단에 잘못이 있어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 및 위자료 부분을 파기하는 이
상, 원고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부분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어 결국 원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 전부를 파기하지 않을 수 없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
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김용덕
주 심 대법관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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