憲 法/判例 헌법

2004헌마1010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 위헌확인 등

산물소리 2015. 8. 26. 19:01

<司56>①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司55>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은 원칙적으로 자신의 기본권을 현재, 직접 침해당한 경우라야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제3자는 특별한 사정

  이 없는 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바, 태아의 성별정보에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아니할 권리와 관련하여 태아의 부(父)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은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x


<法15>① 태아성별에 대한 고지의 금지는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 제한의 정당성이 인정되므로 헌법에 합치한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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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 위헌확인 등

(2008. 7. 31. 2004헌마1010, 2005헌바90(병합)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구 의료법(1987. 11. 28. 법률 제3948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19조의2 제2항(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이 태아의 성별에 대하여 이를 고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부모의 태아성별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적극)

2.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20조 제2항에 대한 심판대상 확장과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결정요지】

1. 이 사건 규정의 태아 성별 고지 금지는 낙태, 특히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함으로써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된 것이다. 그런데 임신 기간이 통상 40주라고 할 때, 낙태가 비교적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는 시기가 있는 반면, 낙태를 할 경우 태아는 물론,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여 낙태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는 시기도 있는데, 성별을 이유로 하는 낙태가 임신 기간의 전 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 사건 규정이 낙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임신 후반기에 이르러서도 태아에 대한 성별 정보를 태아의 부모에게 알려 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최소침해성원칙을 위반하는 것이고, 이와 같이 임신후반기 공익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거의 제기되지 않는 낙태 불가능 시기 이후에도 의사가 자유롭게 직업수행을 하는 자유를 제한하고, 임부나 그 가족의 태아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법익 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2. 국회는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의료법을 전부 개정하여 위 19조의2 제2항을 제20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이 규정 역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태아 부모의 태아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태아의 성별 고지 금지에 대한 근거 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한다. 그리고 의료법 제20조 제2항은 입법자가 2009. 12. 31.을 기한으로 새 입법을 마련할 때까지 잠정 적용하며,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은 이미 개정되어 효력을 상실하고 있지만, 2005헌바90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 그 적용을 중지하고, 국회가 의료법 규정을 개정하면 그 개정법률을 적용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단순위헌 의견

이 사건 규정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일반적 인격권으로부터 나오는 부모의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 이외에도 부모의 태아에 대한 보호양육권을 제한한다.

한편,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은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방지하여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형법은 제269조와 제270조에서 낙태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낙태를 금지하여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위 형법 규정들에 의하여 충분히 달성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규정이 태아 성별 고지 행위를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태아의 성별 고지 행위 금지에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설정한 것은 그 자체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태아 성별고지금지제도는 그 제도 자체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는 위헌인 제도이므로 단순위헌을 선고하여 제도의 효력을 즉시 상실시켜야 한다.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2004헌마1010 사건의 경우, 태아의 성별은 태아의 부모의 의사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연적으로 결정되어지는 것이므로, 태아의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를 출산 이전에 미리 확인할 자유가 있어 얻을 수 있는 이익이란, 장래 가족의 일원이 될 태아의 성별에 대하여 미리 알고 싶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호기심의 충족과 태아의 성별에 따른 출산 이후의 양육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다는 사실상 이익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으로 인하여 태아의 부(父)인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한편, 2005헌바90 사건의 경우,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고, 임신 후반기의 낙태는 임부의 생명까지도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므로, 태아의 생명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임신 기간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보호 등과 같은 공익의 중대성에 비하여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으로 인한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의 제한 정도는 극히 미미한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기본권제한에 있어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문】

  의료법(1987. 11. 28. 법률 제3948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19조의2 (태아의 성감별행위 등의 금지) ① 생략

② 의료인은 태아 또는 임부에 대한 진찰이나 검사를 통하여 알게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 본인, 그 가족 기타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20조 (태아 성 감별 행위 등 금지) ① 생략

② 의료인은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성)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알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주    문】

1.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1987. 11. 28. 법률 제3948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여야 한다.

2. 의료법 제20조 제2항(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규정은 2009.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판   단】

자기관련성 인정 여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자를 의미하며 단순히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뿐인 제3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1993. 3. 11. 91헌마233, 판례집 5-1, 104, 111; 헌재 1999. 4. 29. 97헌마382, 판례집 11-1, 521, 527).

청구인은 산모 본인은 아니나 앞으로 태어날 태아의 부로서 가족 구성원의 한사람이고, 산모와 똑같이 태아를 양육할 친권자가 될 자이므로 태아의 성별에 대해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자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산모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 대해서도 태아 성별의 고지를 금지하여 태아의 부가 태아의 성별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바, 이는 태아의 부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은 이 사건 규정에 대하여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