憲 法/判例 헌법

93헌마198 전원재판부 -藥師法 제37조 등 違憲確認

산물소리 2015. 12. 22. 16:07

<司50>④ 법률이 공포된 후 비로소 법률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이 침해되는 경우,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청구기간 기산점이 되는 기본권 침해의‘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해당법률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 침해하였거나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등 실체적 여러 요건이 성숙하여 헌법판단에 적

  합하게 된 때를 말한다.x

       
藥師法 제37조 등 違憲確認

(1996.3.28. 93헌마198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 법령(法令)에 대한 헌법소원(憲法訴願)에서 자기관련성(自己關聯性)의 요건(要件)이 결여(缺如)되었다고 인정한 사례(事例)

나. 법령(法令)에 대한 헌법소원(憲法訴願)의 청구기간(請求期間) 기산점(起算點)

다. 유예기간(猶豫期間)이 있는 경우의 기본권(基本權) 침해시점(侵害時點)

 

【결정요지】

가. 이 사건 심판대상인 약사법(藥師法) 제37조 제4항 제4호 및 부칙 제3조는 의료기관(醫療機關)의 개설자(開設者)에 대하여 의약품도매상(醫藥品都賣商)의 허가(許可)를 금지(禁止)하고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은 의료기관의 개설자도 위 법 시행일로부터 1년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인데, 일부 청구인들은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아 그 영업을 하고 있는 주식회사(株式會社)로서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아니므로 위 법률조항들의 적용대상이 아님이 분명하여 이들의 심판청구는 자기관련성(自己關聯性)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부적법(不適法)하다.

    

나. 법령(法令)에 대한 헌법소원(憲法訴願)의 청구기간(請求期間)도 기본권(基本權)을 침해(侵害)받은 때로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지 기본권을 침해받기도 전에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豫想)되는 등 실체적(實體的) 제요건(諸要件)이 성숙(成熟)하여 헌법판단에 적합하게 된 때로부터 기산할 것은 아니므로,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할 것이나,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종전에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기산점에 관하여 기본권의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때로부터도 청구기간을 기산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우리 재판소의 의견은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다. 부칙규정(附則規定)에 의하여 법 시행일로부터 1년간의 유예기간(猶豫期間)을 두어 1년이 되는 시점까지만 의약품도매상을 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법 시행일에 이미 일정한 시점 이후부터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기간을 제한받은 것이므로 청구인은 법시행일에 유예기간과 관계없이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의 반대의견(反對意見)

다. 부칙규정에 의하여 법 시행일로부터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어 1년이 되는 시점까지는 의약품도매상을 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청구인이 자기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 침해당한 것은 법 시행일이 아니라 의약품도매상을 행할 수 없게 된 때이다.

 

【당 사 자】

청구인 ○○회사 00상사 외 5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정동윤 외 1인

 

【심판대상조문】

약사법(藥師法)(1991.12.31. 법률 제4486호로 개정된 것) 제37조 제4항 제4호 ①~③ 생략

④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한약업사 또는 의약품돼상의 허가를 하지아니한다.

1.~3. 생략

4. 의료기관의 개설자
 약사법(藥師法)(1991.12.31. 법률 제4486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3조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은 자 중 의료기관의개설자는 제37조 제4항 제4호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 법 시행일부터 1년까지 의약품도매상의영업을 할 수 있다.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1항, 제69조 제1항 ①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재판소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잇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를 거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최종결정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②생략

     의료법(醫療法) 제30조 제2항 ①생략

②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다만, 제1호의 의료인은 1개소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으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EH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

1.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2.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3.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하 “의료법인”이라 한다.)

4. 민법 또는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

5.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의 규정에 의한 정부투자기관·지방공기업법에 의한 지방공사 또는 한국보훈복지공단법에 의한 한국보훈복지공단

 

【참조판례】

     가. 1991.2.2. 고지, 91헌마1 결정

         1991.4.8. 고지, 91헌마53 결정

         1993.12.23. 선고, 89헌마189 결정

     나. 1990.6.25. 선고, 89헌마220 결정
          1996.2.29. 선고, 94헌마213 결정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모두 종전의 약사법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아 의약품도매상의 영업을 하고 있던 자들인바, 약사법이 1991.12.31. 법률 제4486호로 개정(1992.7.1.부터 시행)되면서 신설된 제37조 제4항 제4호는 의료기관의 개설자에 대하여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위 법 부칙 제3조는 이 법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은 자 중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이 법 시행일로부터 1년(1993.6.30.)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청구인 ○○법인 고황재단은 의료기관의 개설자이고, 나머지 청구인들은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경영하는 의약품도매상으로 취급되거나 취급될 위험에 직면하게 되자, 청구인들은 위 법률조항들이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여 1993.8.27.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약사법(1963.12.13. 법률 제1491호 제정,
 1991.12.31. 법률 제4486호 개정) 제37조 제4항 제4호 중 의약품도매상에 관한 부분 및 부칙 제3조의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인데 그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7조 제4항: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한약업사 또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하지 아니한다.

     1.2.3. 생략

     4. 의료기관의 개설자

     부칙 제3조: 이 법 시행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은 자 중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제37조 제4항 제4호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 법 시행일부터 1년까지 의약품도매상의 영업을 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의료기관개설자가 의약품도매상을 경영하는 것은 의료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있는 현재의 의료보험제도와 다수의 의약품도매상이 영세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하에서 유통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비용을 절약하여 약품의 구입경비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안정적인 의약품공급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에게 값싸고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2) 의료기관개설자인 의약품도매상이 구입한 의약품을 부당하게 비싼 가격으로 일반에게 판매하는 경우는 없고 주로 자신의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으며, 그 밖에 의료기관개설자가 의약품도매상을 경영하는 것이 불공정거래의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이 사건 심판대상인 법률조항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이 합리적 이유 없이 이를 불공정행위로 보아 금지하는 것은 일부 도매상업자들의 로비에 의한 것으로서 국민에게 값싸고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보건행정의 기본이념에 역행하고, 영리만을 탐하는 일부 도매상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3)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표적으로 되어 있는 의료기관은 대부분이 학교법인이 경영하는 것인바, 사립학교법 제6조는 수익사업을 허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많은 학교법인이 우유 등 낙농업, 건물임대업 등을 경영하고 있는데 의료기관의 개설자라고 하여 유독 의약품도매업만 할 수 없도록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가 아님에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헌법 제13조 제2항이 규정하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금지원칙에도 위반되는 것이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

     (1) 청구인들 중 학교법인 고황재단의 경우 1993.8.11. 자진폐업신고서를 제출하고 수리되어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상실하였으며, 나머지 5인의 청구인들은 이미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아 영업하고 있는 자들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규제하는 의료기관개설자인 의약품도매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청구인들 스스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자기관련성, 직접성, 현재성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자기관련성, 직접성, 현재성을 결여하여 부적법하다.
      (2) 가사 청구인들이 의료기관개설자인 의약품도 매상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재판소법 제69조에 의하면 청구인은 소원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1991.12.31. 개정되어 1992.7.1.부터 시행되었고 시행일 현재 청구인들 모두가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기간은 1992.7.1.부터 진행된다고 보아야 하고 1993.8.27.에 제기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이 도과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3) 의약품의 제조는 제조업자가, 의약품의 판매나 투여는 약사나 의사가, 의약품의 원활한 유통은 의약품도매상이 그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의약품유통질서의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음에도, 대형종합병원의 경우 의료기관개설자가 의약품도매상을 직접 운영하여 의약품의 거대한 수요자라는 막강한 우월적·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독점적인 의약품 납품권을 가짐으로써 건전한 의약품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불공정거래의 원인이 되므로, 의약품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국민보건에 기여하고자 의료기관개설자에 대해서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금지시킨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므로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다.

     (4) 의료기관개설자라 함은 의료법에 의해 기본적으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책임지고 있는 자로서,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보험용 의약품의 가격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의료보험약가기준액표에 의하여 상환받도록 되어 있는 현행 의료보험제도하에서는 병원은 의료보험용 의약품 구입으로부터는 이윤을 남겨서는 안된다는 것이 의료보험의 원칙이고, 의료기관개설자인 의약품도매상의
 경우에는 그 정상적인 영업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도매상허가를 받은 주체인 스스로에게 의약품을 공급하여 원가절감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편법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약사법이 규정하는 의약품도매상의 기본성격에도 맞지 않으므로, 의료기관개설자에 대하여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금지시킨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5) 공익상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에 의하여 국민의 재산권도 제한이 가능하므로 의약품 유통질서의 확립과 의약품산업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공공복리와 국민보건증진을 위하여 의료기관개설자에 대하여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금지하고, 의료기관개설자가 허가받은 기존의 의약품도매상의 영업기간을 약사법 개정 후 1년 6개월로 제한한 것이 재산권보장을 침해한 것이라거나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3. 판단

     가. 청구인 ○○회사 oo상사, ○○회사 오o, ○○회사 소o, ○○실업주식회사, ○○산업주식회사의 심판청구부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령에 의하여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는 자라고 볼 수 없는 경우 즉 그 법령과 자기관련성이 없는 경우에는 그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의료기관의 개설자에 대하여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금지하고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의약품도매상의 허가
 를 받은 의료기관의 개설자도 개정약사법 시행일로부터 1년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인데, 위 청구인들은 모두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아 그 영업을 하고 있는 주식회사로서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아님을 자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법 제30조 제2항에 의하면 주식회사는 법률상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으므로 위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적용대상자가 아님이 분명하다.

     위 청구인들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자신들을 실체적인 의료기관개설자의 도매상으로 취급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폐업할 것을 지시하였기 때문에(청구인 동하산업주식회사는 의료기관개설자의 의약품도매상 영업행위 등을 이유로 1994.2.14.경 용산구청장으로부터 의약품도매상허가 취소처분을 받았음) 자기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과 위 청구인들 사이에 자기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인 자기관련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청구인 학교법인 고황재단의 심판청구부분

     (1) 자기관련성 여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들 중 학교법인 고황재단은 의료기관의 개설자로서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던 중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따라 영업을 폐지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학교법인 고황재단은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여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받고 있다고 할 수 있어 자기관련성 및 현재성, 직접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2) 청구기간 준수 여부

     (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 기산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등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어서 같은 법 제69조 제1항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청구기간의 기산점 및 그 기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도 기본권을 침해받은 때로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지 기본권을 침해받기도 전에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등 실체적 제요건이 성숙하여 헌법판단에 적합하게 된 때로부터 기산할 것은 아니므로,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할 것이나,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할 것이다.

     기본권의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때부터 청구기간을 기산하면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청구기간을 단축하는 결과가 되어 국민에게 불리하고, 기본권의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때에는 이미 헌법판단에 적합할 정도의 실체적 요건이 성숙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이른바 상황성숙성 이론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기본권침해를 받은 때를 기다렸다가 청구하라고만 요구한다
 면 기본권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 중 하나인 현재성 요건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기본권의 침해가 있기 전이라도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될 때에는 미리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국민의 기본권보장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것으로서,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기산점과 관련하여 이를 적용할 것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종전에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기산점에 관하여 기본권의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때로부터 청구기간을 기산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우리 재판소의 의견은(1990.6.25. 선고, 89헌마220 결정; 1996.2.29. 선고, 94헌마213 결정 등)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나) 기본권의 침해시점

     의료기관의 개설자에 대하여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제37조 제4항 제4호가 신설된 개정 약사법은 공포 후 6월이 경과한 1992.7.1.부터 시행되어(부칙 제1조), 의료기관의 개설자인 위 청구인은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되었고 종전의 허가에 의하여도 부칙 제3조에 의하여 이 법 시행일로부터 1년이 되는 1993.6.30.까지만 의약품도매상을 할 수 있고 그 이후부터 영업을 할 수 없도록 기간을 제한받은 것이므로 위 청구인은 개정 약사법 시행일에 부칙 제3조에 의한 유예기간과 관계없이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청구인은 개정 약사법 시행일인 1992.7.1.부터 늦어도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야 할 것인데도 위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위 청구기간이 지난  1993.8.27. 청구된 것으로
 서 부적법하다.

    

4. 결론

     청구인 학교법인 고황재단을 제외한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자기관련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부적법하고, 청구인 ○○법인 고황재단의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이 경과된 후에 청구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므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청구인 ○○법인 고황재단의 청구부분의 기본권 침해시점에 관하여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청구인 학교법인 고황재단의 청구에 대한 다수의견 중, 청구기간의 기산점에 관한 판례변경 부분은 찬성하나 청구기간이 준수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는 부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이 규정을 받아서 동법 제69조 제1항에는 헌법소원의 심판청구기간에 관하여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러므로 법령소원에 있어서도 그 사
 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지만,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여기서 "사유"는 당해 법령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침해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일건 기록을 살피면,

     이 사건 심판대상의 약사법 제37조 제4항 제4호가 신설 개정되어 시행된 날은 1992.7.1.이나 위 고황재단은 그 부칙 제3조에 의하여 같은 법 시행일부터 1년이 되는 1993.6.30.까지 의약품도매상을 행할 수 있으므로, 위 고황재단이 위 법조항호에 의하여 자기의 기본권을 명백히 구체적으로 현실 침해당한 것은 위 시행일이 아니라 의약품도매상을 행할 수 없게 된 1993.7.1.이라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비록 1992.7.1.부터 일반적으로 위 고황재단과 같은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의약품도매상을 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부칙규정에 의하여 1993.6.30.까지는 그 도매상을 할 수 있으므로 그 기간동안에는 현실적으로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위 고황재단이 이 사건 심판대상의 법조항호가 시행된 뒤인 1993.7.1.에 비로소 위 법조항호가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사실을 알았고 그로부터 60일 이내임이
 분명한 1993.8.27.에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고황재단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이 준수되어 적법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수의견과 같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할 것이 아니라 본안판단을 하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1996. 3. 28.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주  심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