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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헌가2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등 위헌제청*

산물소리 2014. 3. 31. 07:00

사건번호: 2010헌가2
사 건 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등 위헌제청
병합정보: 2010헌가2,2012헌가13(병합)
종국일자: 2014.03.27
종국결과: 한정위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14년 3월 27일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제10조 본문 부분과 이에 위반하여 시위에 참가한 자를 처벌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3호 부분은 각‘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의 반대의견이 있다.


□ 사건의 개요
○ (2010헌가2) 제청신청인 강○○는 2008. 6. 25. 19:15경부터 같은 날 21:50경까지 덕수궁 앞 및 세종로 일대에서 주최된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참가하였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되어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후 제청신청인에게 적용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와 제23조 제3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2. 7. 위 조항들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2012헌가13) 제청신청인 조○○은 2008. 5. 26. 18:00경부터 같은 날 21:00경까지 서울 청계광장 일대에서 개최된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참하였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재판 계속 중 제청신청인에게 적용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와 제23조 제3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으며, 공군 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2012. 5. 8. 위 조항들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의 대상
○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0조 본문 중 ‘시위’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제23조 제3호 중 ‘제10조 본문’ 가운데 ‘시위’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10조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시간)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제23조(벌칙)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를 위반한 자, 제12조에 따른 금지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3. 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


□ 결정주문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본문 중 ‘시위’에 관한 부분 및 제23조 제3호 중 ‘제10조 본문’ 가운데 ‘시위’에 관한 부분은 각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


□ 이유의 요지
집시법상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함으로써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와 ②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하고, 반드시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거나 ‘행진’ 등 장소 이동을 동반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집시법의 전체적인 규정체계를 종합하면, 입법자는 집시법상의 시위 개념을 집시법상의 집회, 옥외집회 개념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분리한 것으로 이해함이 상당하고, 예외적으로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한 집시법 제10조 단서는 시위에 대하여 적용되지 않는다.

 
시위는 다수인의 집단적인 행동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의사표현의 경우보다 공공의 안녕질서 등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고, 일반적으로 집회나 옥외집회보다 공공의 안녕질서, 법적 평화 및 타인의 평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한 야간이라는 특수한 시간적 상황은 시민들의 평온이 강하게 요청되는 시간대로, 시위 참가자 입장에서도 주간보다 감성적으로 민감해지거나 합리적 판단력, 자제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야간의 시위는 주간의 시위보다 질서를 유지시키기가 어렵고, 예기치 못한 폭력적 돌발상황이 발생하여도 대응이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야간의 시위를 금지한 것은 야간 시위의 이러한 특징과 차별성을 고려하여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고 시민들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한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낮 시간이 짧은 동절기의 평일의 경우, 직장인이나 학생은 사실상 시위를 주최하거나 참가할 수 없게 되는데, 이는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거나 명목상의 것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 도시화.산업화가 진행된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 의미의 야간, 즉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야간’이라는 시간으로 인한 특징이나 차별성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특징이나 차별성은 ‘심야’의 특수성으로 인한 위험성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시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는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는 지나친 제한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며, 달성되는 공익에 비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법익 균형성 원칙에도 위반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되고,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3조 제3호의 해당 부분 역시 헌법에 위반된다.


○ 다만 이 사건 법률조항에는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시위의 주최자나 참가자의 집회의 자유를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하는 방법은 여러 방향에서 검토될 수 있으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헌법재판소는 이와 유사한 이유로 2009. 9. 24. 야간의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규정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2008헌가25)을 하였는데, 입법개선이 이루어지지 아니함에 따라 그 규정은 전부 실효되었고, 야간의 옥외집회는 주간의 옥외집회와 마찬가지로 규율되게 되었다. 이후 불법.폭력 집회의 유의미한 증가세는 관찰되지 아니하나, 이 점이 야간의 시위에 대한 규율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던 때와 달리 현재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는 법률의 잠정적용을 명하여야 할 예외적인 필요성은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전부의 적용을 중지할 경우, 야간의 옥외집회와 시위 전부가 주최 시간대와 관계없이 주간의 옥외집회나 시위와 마찬가지로 규율됨에 따라, 공공의 질서 내지 법적 평화에 대한 침해의 위험이 높아 일반적인 옥외집회나 시위에 비하여 높은 수준의 규제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존재하는 합헌적인 부분과 위헌적인 부분 가운데, 현행 집시법의 체계 내에서 시간을 기준으로 한 규율의 측면에서 볼 때,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한 부분의 경우에는 위헌성이 명백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에 한하여 위헌 결정을 하기로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3조 제3호의 해당 부분은, 이미 보편화된 야간의 일상적인 생활의 범주에 속하는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


○ 나아가 24시 이후의 시위를 금지할 것인지 여부는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 우리나라 시위의 현황과 실정,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법자로서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개선을 포함하여 시위의 여러 양상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방면의 입법조치를 검토하여 집회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 전부위헌 의견(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 야간의 시위를 전적으로 금지하는 심판대상 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은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한다. 그런데 법률조항의 내용 중 일부만이 위헌이라고 하더라도, 위헌적인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해 낼 수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 야간의 시위를 금지하는 심판대상 조항들에는 위헌적 부분과 합헌적 부분이 공존하고, 다수의견과 같이 헌법재판소가 야간 시위 중 위헌적인 부분을 직접 특정하는 것이 반드시 적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야간 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 및 일반 국민의 사생활 평온을 조화시키는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은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일정한 시간대를 기준으로 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의 경계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일차적인 입법 권한과 책임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하여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위헌법률심판의 본질에 반할 우려가 있어 선뜻 찬성하기 어렵다. 결국 심판대상 조항들의 위헌적인 부분을 일정한 시간대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구분하여 특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심판대상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전부위헌 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다.


□ 결정의 의의
○ [관련 선례] 야간의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10조 중 “옥외집회” 부분 및 제23조 제1호 중 “제10조 본문의 옥외집회” 부분의 위헌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들의 합헌적인 부분과 위헌적인 부분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 경계의 획정은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고, 입법자가 2010. 6. 30. 이전에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위 조항들을 계속 적용하도록 하면서, 만일 위 일자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위 조항들은 2010. 7.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하도록 한 바 있다(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참조). 위 조항들은 2010. 6. 30.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 아니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으며, 대법원은 위 결정이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하는 이상,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위 조항들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판결).
○ 위 관련 선례에서는 심판대상 조항이 헌법이 금지하는 허가제를 규정한 것인지 여부가 집시법 제10조 본문과 단서의 관계에서 문제되었으나, 이 사건의 경우 시위에는 집시법 제10조 단서가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았으므로 헌법상 허가제 금지 위반 여부는 문제되지 아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