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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제11조 제4호 가목위헌확인

산물소리 2010. 10. 28. 20:46

2010년 10월 28일 선고사건

최근주요결정
사건번호 2010헌마111
사건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제11조 제4호 가목위헌확인
선고날짜 2010.10.28 자료파일
종국결과 기각
결정 요약문
헌법재판소는 2010년 10월 28일 재판관 8[합헌]:1[위헌]의 의견으로, 외교기관 인근의 옥외집회나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구체적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옥외집회나 시위를 허용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4호 중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 부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심판청구에 대하여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위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재판관 1인[재판관 송두환]의 위헌의견이 있다.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사건의 개요
○ 청구인은 독도 관련 시민단체의 대표이다. 청구인은 2009. 12. 말경 주한 일본대사관의 한국어 홈페이지상 ‘일한관계’ 항목 중 ‘다케시마 문제’라는 목차에서 ‘다케시마는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 점거는 불법점거이다.’라는 취지로 기재된 내용을 보고, 위와 같은 내용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기 위하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개최하려고 하였으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4호 가목에 의하여 외교기관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금지되며, 나아가 해당 외교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집회는 예외적 허용범위에도 포함되지 않아 집회를 개최하지 못하게 되자, 위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집회의 자유와 영토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10. 2. 2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의 대상
○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된 것, 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1조 제4호 중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집시법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4.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해당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의 숙소를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다.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하는 경우


결정이유의 요지
○ 이 사건 법률조항은 외교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바, 이는 외교기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과 일반직원 그리고 외교기관에 출입하고자 하는 내․외국인 등이 생명․신체에 대한 어떠한 위협 없이 자유롭게 외교기관에 출입하고, 외교기관 시설 내에서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며, 나아가 외교관의 신체적 안전을 보호하고 원활한 업무를 보장함으로써 외교기관의 기능보장과 안전보호를 달성하고자 하는 데 그 주요한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또한, 외교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옥외집회나 시위는 당사자들 사이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거나, 물리적 충돌로 발전할 개연성이 높고, 고도의 법익충돌 상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집시법의 일반적인 규제조치 외에 외교기관 인근을 집회금지 구역으로 설정한 것 자체는 외교기관의 기능과 안전을 보호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보다 충실히 달성하기 위하여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외교기관의 경계지점으로부터 반경 100미터 이내 지점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그 가운데에서도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세 가지의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러한 집회 및 시위를 허용하고 있는바, 이는 입법기술상 가능한 최대한의 예외적 허용 규정이며, 그 예외적 허용 범위는 적절하다고 보이므로 이보다 더 넓은 범위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두고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외교기관의 기능과 안전의 보호라는 국가적 이익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충돌의 위험성이 없는 경우에는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나 시위도 허용함으로써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상충하는 법익 간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반대의견(재판관 송두환) 요지
○ 헌법이 보장하는 평화적 집회의 자유가 단지 학문적인 이상에 그치지 않고 현실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 집회를 주최하고자 하는 이들의 선의와 본래적인 집회의 모습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최대한의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되,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범주를 벗어난 폭력적 의견강요나 집회과정에서 실제로 발생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는 규범을 정립하고, 또한 그대로 집행해야 할 것이며, 그것이 민주국가의 위상에 걸맞는 일이 될 것이다.
○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나 시위가 그 자체로 외교기관과 외교관들에게 물리적인 압력이나 위해를 가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가능하도록 한 것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될 수 없다. 또한 집시법의 일반적인 규제 및 형법상 국교에 관한 죄 규정에 의하여도 외교기관의 기능이 보호될 수 있음에도 집회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기 위한 고려를 다하지 않은 채 몇 가지 예외적 허용사유만을 규정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위반된다. 나아가 집회가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고, 형법이 금지하는 행위와 같이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는 때에도 금지를 원칙으로 삼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법익균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