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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헌바75-공직선거법 제251조 위헌소원

산물소리 2013. 6. 27. 14:08

2013년 6월 27일 선고사건

최근주요결정
사건번호 2011헌바75
사건명 공직선거법 제251조 위헌소원
선고날짜 2013.06.27 자료파일
종국결과
결정 요약문
헌법재판소는 2013년 6월 27일 재판관 4인(합헌) : 5인(위헌)의 의견으로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51조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재판관 5인의 위헌의견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비례대표 서울시의회의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비방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재판을 받던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2011. 4.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조항은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51조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51조(후보자비방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
제60조의2(예비후보자등록) ① 예비후보자가 되려는 사람(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는 제외한다)은 다음 각 호에서 정하는 날(그 날 후에 실시사유가 확정된 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관할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등록을 서면으로 신청하여야 한다.
1. 대통령선거
선거일 전 240
2. 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시?도지사 선거
선거일 전 120일
3. 지역구 시?도의회의원선거, 자치구?시의 지역구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
선거기간개시일 전 90일
4. 군의 지역구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
선거기간개시일 전 60일
제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① 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 정당의 정강·정책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단서 생략)
제103조(각종집회 등의 제한) ⑤ 누구든지 선거일전 90일(선거일전 90일후에 실시사유가 확정된 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와 관련 있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0조(위법성의 조각)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 법정의견(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의 요지
○ 심판대상조항의 입법 목적, 공직선거법 제49조 제1항 및 제60조의2 제1항과의 균형, 심판대상조항이 당선되거나 당선되게 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초과주관적인 구성요건 요소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비방행위자가 당선되거나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을 하고 있었던 선거를 기준으로, 비방행위 당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가 존재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바, 심판대상조항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부분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의 단서에서 규정하는 위법성조각사유 중 ‘공공의 이익’이란 사회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할 수 있어서 그 의미하는 바를 구체적, 서술적으로 열거하여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 입법기술상 현저히 곤란하다. 그리고 ‘공공의 이익’의 의미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수범자와 법적용자에 의해 일의적으로 파악될 수 있고,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확대될 염려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 단서의 ‘공공의 이익’ 부분 역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 심판대상조항은 과도한 인신공격을 방지함으로써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와 그 가족의 명예를 보호하고,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기간 제한의 회피를 방지함과 동시에, 유권자들로 하여금 장차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자에 대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등에 대한 비방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된다.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범위를 선거에 영향을 미칠 특정 시기를 기준으로 제한하는 것보다는 구체적 사안에 이루어진 비방행위의 내용, 비방행위와 특정 선거와의 관련성,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의사와 그 객관적 징표의 존재 여부 등을 고려하여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상모략, 흑색선전이 난무하였던 과거 선거문화에서 점차 탈피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현재 시점에서도 특정 선거가 도래하기 훨씬 이전부터 임박한 시기까지 사이에 장기간에 걸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근거가 희박한 의혹 등을 제기하고, 언론매체나 인터넷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는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근거가 희박한 의혹 등의 제기를 광범위하게 허용할 경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유권자들의 선택을 오도하는 결과가 야기될 수 있고, 이는 공익에 현저히 반한다. 심판대상조항이 처벌하는 행위는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등에 관한 사실을 공연히 적시하여 비방하였고, 이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러한 비방행위는 선거인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처벌하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필요한 제한이다. 한편 법집행기관은 심판대상조항이 무분별하거나 잘못 적용되지 않도록 건전한 상식을 갖춘 사회평균인의 관점에서 단순한 사실의 적시로서 공공의 이익에 들어맞는지, 비방행위로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가려내어야 할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표현의 자유가 선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를 방지하려는 공익에 비해 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반대의견(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의 요지
○ 공직선거법 제93조나 제103조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한 지지 등의 광고 등의 게시와 출판기념회의 개최를 금지하면서 일정한 시기적 제한을 두고 있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나 그 비방행위의 시기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기를 합리적으로 제한하지 아니한 채 비방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장차 실시될 선거를 혼탁하게 할 수 있고, 유권자들이 후보자가 될 수 있는 자들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할 자료를 얻을 기회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선거운동의 자유를 포함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심적인 구성요건이므로, 이에 대한 제한은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나 징표를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자의 목표?성격?성향의 다양성이나 우리의 선거과정의 심한 변동성을 고려할 때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의 객관적 징표도 역시 가변적이고 불확정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이것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인지를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출마하려는 선거가 어떤 선거인지에 대한 기준 역시 제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법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 그 결과 금지와 처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축소시키게 된다.
또한, 공직선거법은 예비후보자등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자는 후보자가 되려는 의사를 객관적?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예비후보자에 대한 비방행위를 심판대상조항으로 처벌하는 것만으로도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예비후보자로 한정한다고 해도, 예비후보자등록을 마친 자 이외의 자에 대한 비방행위는 여전히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처벌에 공백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예비후보자등록을 마친 자 이외의 자에 관한 부분을 포함시키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한다.
○ 예비후보자등록을 마친 자 이외의 자에 관한 명예보호나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은 추상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고, 심판대상조항으로 제한되는 행위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예 비하여 매우 중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예비후보자등록을 마친 자 이외의 자에 관한 부분을 포함시키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